아이에게 동생이 생긴다는 소식은 어른에게는 축복이지만, 첫째에게는 세상의 균형이 흔들리는 큰 사건일 수 있다. 지금까지 부모의 관심을 독차지하던 자리에서 새로운 가족이 등장하면, 첫째는 혼란과 질투를 느끼기 쉽다. 그래서 동생 출산 전후, 첫째에게 마음의 준비를 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이제 형(누나)이 되는 거야”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구체적인 준비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1. 동생이 생긴다는 소식을 천천히, 긍정적으로 전하기
첫째에게 동생 소식을 전할 때는 시기와 표현이 중요하다. 너무 일찍 말하면 기다림이 지루해지고, 너무 늦게 말하면 충격이 클 수 있다. 보통 임신 4~5개월쯤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때,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 “엄마 뱃속에 네 동생이 자라고 있어”처럼 따뜻하게 이야기하고, 사진이나 그림책을 활용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면 좋다. 이때 “너도 엄마 아빠의 사랑을 똑같이 받을 거야”라는 확신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2. 첫째의 독립심과 자존감 키워주기
동생이 태어나면 부모의 손길이 자연스럽게 분산된다. 이 과정에서 첫째가 ‘버려졌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출산 전부터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조금씩 늘려주는 것이 좋다. 옷 입기, 간단한 정리, 자기 전 준비 등 작은 성공 경험을 통해 자존감을 키워준다. “네가 혼자 할 수 있으니까 정말 멋지다”와 같은 칭찬은 첫째에게 형이나 누나로서의 자부심을 심어준다.
3. 출산 전후에도 첫째와의 시간을 의도적으로 확보하기
아기가 태어나면 부모는 신생아 돌봄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때 첫째와의 시간을 일부러 계획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10분이라도 눈을 마주 보며 대화하는 시간, 잠자리 전 책 읽기, 함께 산책하기 등 간단한 활동이면 충분하다. 아이는 양보다 질을 더 기억한다. 짧아도 온전히 집중해주는 시간이 첫째의 마음을 안정시킨다.
4. 첫째의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주기
동생이 태어나면 첫째는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기쁨, 호기심, 질투, 불안, 심지어 퇴행 행동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럴 때 “그러면 안 돼”보다는 “그럴 수 있지, 네 마음 이해해”처럼 감정을 인정해주는 것이 먼저다. 감정을 무시하거나 억누르면 오히려 부정적인 행동이 심해진다. 첫째가 느끼는 질투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점을 부모가 기억해야 한다.
5. 가족의 일원으로서 동생 돌봄에 참여시키기
첫째가 동생 돌봄에 조금이라도 참여하면, 배제된 느낌이 줄고 오히려 보호자의 역할을 즐기게 된다. 기저귀 가져오기, 아기에게 노래 불러주기, 웃게 만들기 같은 간단한 일부터 시작하면 좋다. 이때 “네가 있어서 동생이 참 좋아하네”처럼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면, 첫째는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동생 출산은 첫째에게 새로운 역할과 책임을 주는 동시에, 부모와의 관계에 변화를 만든다. 준비 없이 맞이하면 첫째는 상실감과 혼란을 느끼기 쉽다. 하지만 출산 전부터 천천히 설명하고, 자존감을 키워주며, 감정을 인정하고 함께하는 시간을 꾸준히 만든다면, 첫째는 동생을 질투가 아닌 사랑과 보호의 대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부모의 세심한 배려가 형제·자매 관계의 기초를 다지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