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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차정숙]엄마 말고 이름불러줘!

by 꿀영구 2025. 2. 17.
출처:jtbc

소개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오랜 전업주부 생활을 뒤로하고
20년 만에 다시 의사 가운을 입은 가정의학과 1년 차 레지던트다.
감기, 비만, 갱년기 진료나 보는 가정의학과로 무슨 의학드라마를 하냐고?
미안하지만 이 드라마는 ‘무늬만’ 메디컬 드라마다.
한마디로 메디컬드라마의 탈을 쓴 ‘아줌마 성장’ 드라마다.

가정의학과엔 피곤해서 오고, 기침 나서 오고, 살이 안 빠져서 온다.
또 피곤하고 기침 나고 살도 안 빠지는데 무슨 과 가야할지 몰라서도 온다.
타과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지는 과라고 무시당하기도 한다지만,
가정의학과가 어때서? 얼마나 생활 친화적이고 좋은가 말이다.
그렇다면 의학드라마에서 기대하는 박진감은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대안은 이러하다.
가정의학과는 타 과에 파견 나가는 경우가 많은 바,
우리의 차정숙은 외과에 파견된 시기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다.
그러나 의학케이스에 치우치지 않는 경력단절 여성 차정숙의 성장기가
이 드라마의 핵심이다.

감상평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고 그 이후로 부터는 이름 보다 'OO이 엄마', 'OO이 어머니' 소리를 더 많이 들은 것 같다. 아마 어쩔 수 없는 호칭 일 테지만 살짝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닥터 차정숙>에서 차정숙(엄정화)은 의대생인 시절 같은 의대생이였던 남편과 혼전임신으로 결혼을 하게 되었고 아이가 둘 태어나면서 본인의 의사로서의 길은 포기하고 두 아이의 엄마로, 한 남자의 아내로만 살았다. 그러던 중 본인이 아파 큰 수술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 본인의 인생을 돌아보며 아쉬운 마음이 들어 늦은 나이에 다시 병원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하기로 결심한다.  수술 후라 걱정이 되었지만 인생의 큰일을 한번 겪고 나니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병원에서 나이 많은 레지던트를 달갑게 받아 줄리 없지만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도와주는 주변인으로 인해 나름 잘 적응해 나갔다. 그러던 중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되고, 이혼을 결심하게 된다. 남편 서인호(김병철)는 같은 병원 교수이면서, 대학 동기인 첫사랑(명세빈)과 바람이 난 것도 모자라 자식까지 있었고, 그 자식은 정숙의 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친구가 되었다. 이게 웬 막장 드라마 스토리인가 싶지만 정말 드라마니까 이런 스토리 진행이 되는 거겠지. 그래도 너무 화가 난다. 아픈 와이프를 두고 상간녀와 여행을 다니고, 골프를 치러 다니고. 정말 천벌 받아야 마땅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편 서인호가 연기를 너무 잘한 건지 못한 건지 밉지 않았다. 완벽을 추구하는 것 같지만 빙구미가 느껴지는 오묘한 캐릭터 설정이 천벌 받을 놈에서 밉지 않은 놈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스토리가 이러다가 정말 후회한다 싶을 때 정말 후회하는 뻔한 클리셰가 나온다. 오히려 웃음이 나고 속 시원했다. 사실 대학 시절 남편과 첫사랑은 연인이었고, 중간에 갑자기 끼어들어 임신한 건 차정숙이었는데, 나중에 차정숙과 남편 사이에 끼어든 건 첫사랑이다. 이건 차정숙도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러게 분이기에 휩싸여서 함부로 행동하면 안 된다. 그래도 애까지 낳고 사는데 남의 가정을 파탄 내는 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정파괴범은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잘생긴 총각 의사가 차정숙을 좋아하게 되는 뻔한 스토리도 나오지만 이런 실제로 있기 힘든 뻔한 클리셰가 나와줘야 이걸 보는 아줌마 마음이 주책이지만 설렌다.  이걸 보면서 제일 안타까운 건 서인호와 첫사랑의 혼외자라고 생각한다. 본인들은 사랑해서 낳았다지만 태어나서 아빠를 아빠라고 부르기도, 같이 살 수도 없고, 나랑 동갑짜리 딸이 또 있다고 생각하면 아이가 너무 안타깝고 엇나가지 않은걸 다행으로 알아야 한다. 
어쨌든 결말은 모두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속이 후련한 작품이다. 해피엔딩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힘을 주고 기분 좋게 만들어 주니까 이런 드라마의 큰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닥터 차정숙>은 간간한 재미로 웃음을 주면서 집에서 육아와 살림으로 지친 가정주부가 있다면 힘이 될것 같은 드라마다. 하지만 보면서 우리는 예전에 의대생이 아니었잖아. 어디로 돌아가야 하지 라는 의문이 든다면, 돌아가야 할 곳을 찾을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곳을 찾아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차정숙은 돌아갈 곳으로 간 게 아니라 본인의 인생을 찾아간 거라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열심히 살다 보면 우리도 무언가 이루고 있지 않을까. 나도 그런 마음에 오늘도 진심을 담아서 리뷰를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