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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캐슬] 전적으로 이 작품을 보셔야 합니다. /염정아 윤세아 정준호 김병철 오나라 김혜윤 드라마 추천

by 꿀영구 2025. 4. 12.

출처:jtbc

소개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사립 주남 대학교. 그 대학의 초대 이사장이 서울 근교의 숲속에 세운, 대학병원 의사들과 판· 검사 출신의 로스쿨 교수들이 모여 사는 유럽풍의 4층 석조저택 단지에서
부, 명예, 권력을 모두 거머쥔 대한민국 상위 0.1%의 남편들과 함께 제 자식을 천하제일의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의 사모님들은,
자녀들의 대학입시를 어떻게 준비할까?
3대째 의사 가문, 법조인 가문을 만들어 내기 위한 그녀들만의 치열한, 철저한, 처절한 몸부림. 그 필사(必死)의 욕망이 꿈틀대는 내밀한 속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극.
 
그리하여
 과연 성공한 인생이란 무엇일까?
부모 자식 간에 마주 앉아 도란도란,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다 때로는 격렬히 싸우다, 울다, 웃다, 끝내 존재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으로 서로를 끌어안게 되길 간절히 ... 간곡히 바라는 휴먼, 힐링 드라마다.
 
더불어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난파선에서 구명조끼 하나 얻으려고 사생결단, 친구고 뭐고 생쥐랄을 떨었는데 쾌속정 타고 유유히 사라지는 엿 같은 자들을 향해 야유 한번 날려주고, 마지막까지 연주를 그치지 않았던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향해 기립박수를 쳐주는 어른다운 참 어른으로 성장하는 청소년, 그리고 어른들의 성장 드라마다.

 

감상평

아이가 잠든 늦은 밤.
오랜만에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무심코 플레이한 드라마가 있었다.
바로 <스카이 캐슬>이미 화제의 중심에서 한참 지났지만, 
이제서야 나는 그 안의 이야기들을 비로소 ‘제대로’ 마주하게 됐다.

처음엔 그저 자극적인 입시 드라마일 줄 알았다.
하지만 몇 화 지나지 않아, 나는 그 속 인물들의 감정에 너무나 깊이 공감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는 요즘의 내 모습이 그 안에 비쳤기 때문이다.
무심한 척, 쿨한 척하려 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도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아니, ‘좋은 엄마로 인정받고 싶었다’는 말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드라마 속 한서진(염정아)은 자녀를 위해서라며 모든 것을 계획하고 통제한다.
겉으로는 “딸을 위한다"라는 말이지만, 그 안에는 자식의 성공을 통해 
본인을 못마땅해하는 시댁에 이정 받고 가난한 친정은 잊힐 만큼 
자신의 삶을 증명하려는 욕망이 자리하고 있다.

처음엔 “저건 너무 과한 거 아니야?” 싶었지만, 곧 내 안에도 그 감정이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됐다.
나도 아이를 키우면서, ‘누구는 어디 학원 다니고, 누구는 학습지를 뭘 하더라’는 말이 신경이 쓰이고, 
집에서 아이에게 TV나 핸드폰을 보여주게 될 때면 보내가 게을러진 것 같아 스스로를 탓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우리 아이는 괜찮은 걸까?’ 
매일같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은 결국 나를 향한 압박이었다.

아이는 그저 자기 속도로 자라고 있을 뿐인데, 나는 늘 그보다 앞서서 뛰고 있었다.
그런 나의 조급함이 아이에게 상처가 되진 않았을까, 생각하게 된다.

드라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한서진이 아니라 노승혜(윤세아)였다.
남편의 강압적이고 위계적인 태도에도 자기 생각을 지키고, 
아이들에게 자율을 허락하려 애쓰는 그녀의 모습에서 나는 큰 감명을 받았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공부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걸 지키기 위해 자신의 불편함도 감수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 모습은 육아에 지쳐 자존감이 흐릿해진 내게 큰 울림을 줬다.

 

<스카이 캐슬>은 단순한 입시 전쟁 이야기가 아니다.
그보다 더 무서운 건 ‘기대’라는 이름의 압박이었다.
부모의 기대, 사회의 기대,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기대.

특히 예서(김혜윤)의 눈빛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엄마, 나 잘하고 있지?”
그 눈빛엔 사랑받고 싶다는 갈망과 함께, 늘 시험받는 존재로 살아가는 불안이 담겨 있었다.
나는 아직 아이가 어려 말을 또렷이 하지 않지만, 언젠가 그런 질문을 받게 될 것이다.
그때 나는, “응, 너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말이 진심일 수 있도록,
나는 지금부터라도 나의 기대와 욕심을 조금씩 내려놓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스카이 캐슬>은 우리에게 단순히 입시에 대한 광적 욕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숨어 있는 슬픈 욕망을 보여주는 것 같다.
특히 김주영(김서형)이라는 캐릭터는 실제로 존재하는지가 궁금한 
우리의 삐뚤어진 욕망이 만들어낸 괴물 같은 존재 같은 느낌이다.
김주영은 그걸 이용해서 돈을 벌고 본인의 욕심을 채우면서도
어디선가 슬픈 모습이 보인다. 

이 드라마는 육아와 교육의 민낯을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 사회가 부모에게 얼마나 많은 역할을 강요하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나는 이 드라마를 통해 내 안의 조급함, 두려움, 그리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마주할 수 있었다.
사실 한서진 처럼 할 자신도 없지만, 
내 아이에게 그렇게 강압적인 삶을 강요하고 싶지도 않다. 

엄마가 된다는 건 끝없는 자기반성과 마주하는 일인 것 같다.
모든 걸 해주려는 엄마보다, 
아이의 실패도 함께 견뎌줄 수 있는 엄마가 더 중요하다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부족하고 흔들리더라도, 진심으로 아이를 사랑하고 있는 나 자신을 믿어주자고 다짐한다.

그래서 오늘도 아이가 잠든 후, 조용히 내게 묻는다.
“오늘 나는 나로서도 잘 살았나?”
이 질문의 대답이 언젠가, 아이에게도 자연스럽게 전해지길 바란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삶.
그게 진짜 우리가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유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