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왕좌의 게임 (Game of Thrones)>은 조지 R. R. 마틴의 소설 시리즈 <얼음과 불의 노래>를 원작으로 한 HBO의 판타지 드라마로,
여러 가문들이 철왕좌(Iron Throne)를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감상평
재미있다고 말로 전해 들었던 미국 드라마가 있었다. 한번 보기 시작하면 빠져들어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난간다고 했다.
그 드라마가 바로 <왕좌의 게임>이었다.
판타지물이라고 해서 단순한 영웅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 드라마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고 현실적이었다.
그리고 정말 <왕좌의 게임>을 보는 내내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며 시즌8까지 정주행 하게 되었다.
중간중간 적나라한 장면들이 많았고, 내가 느끼기에 너무 야하고 잔인한 장면이 많았으나 극과 관련해서 전혀 별도로 생각이 들지 않고 자연스러운 흐름이였으며, 정말로 어른만 보아야 한다고 느꼈다.
처음엔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 누가 누군지도 헷갈렸다. 하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그들의 사연과 감정에 점점 빠져들었다. 특히 스타크 가문은 평범한 가족처럼 느껴졌다. 정의롭고 따뜻한 아버지 네드, 가정을 지키려 애쓰는 어머니 캐틀린, 그리고 각자의 성격대로 세상을 살아가는 자녀들. 그들이 겪는 이별, 상실, 재회는 드라마를 넘어서 한 가족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며 느끼는 복잡한 감정과도 겹쳐져, 눈물이 절로 났다.
이 드라마에서 인상 깊었던 또 하나는 여성 캐릭터들의 성장이다. 초반의 대너리스는 오빠의 명령에 끌려 다니는 약한 소녀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강인한 지도자로 변한다. 산사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순진하고 수동적인 귀족 소녀였지만, 수많은 고난을 겪고 난 뒤에야 진정한 정치 감각과 자립심을 갖춘 인물로 성장한다. 그 과정을 보며 ‘나도 저렇게 변할 수 있을까’ 하는 자극을 받았다. 하지만 산사가 겪어야 했던 고난은 엄마인 내가 보기에 너무 잔인했다. 하지만 육아와 현실에 갇혀 무기력함을 느끼는 나에게, 그들의 여정은 일종의 응원처럼 다가왔다.
왕좌의 게임은 단지 칼과 용이 등장하는 판타지물이 아니다. 이 드라마는 권력, 야망, 배신, 정의, 가족, 그리고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는 현실에서도 늘 갈등을 겪는다. 진실만으로는 이길 수 없는 순간이 있고, 정직하다고 해서 반드시 보상받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옳은 길을 선택하려는 인물들의 모습은 묘하게 위안이 된다.
물론, 마지막 시즌의 전개는 많은 이들처럼 나도 아쉬웠다. 특히 대너리스가 그토록 갈망하던 왕좌 앞에서 보여준 파괴적인 모습은, 그동안 쌓아온 서사에 비해 너무 허무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현실도 그러하지 않은가. 우리가 원했던 결말은 아니더라도, 인생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것이 어른의 숙명이니까.
<왕좌의 게임>을 보면서 나는 판타지를 본 것이 아니라, ‘삶’이라는 전쟁터를 경험한 느낌이었다. 다양한 인물들이 보여준 선택, 희생, 사랑, 증오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감정의 농축판 같았다. 누군가는 이 드라마를 피 튀기는 정쟁의 기록이라 보겠지만, 내게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를 고민하게 만든 하나의 긴 여정이었다.
엄마로서 주부로서의 내 삶도 때론 전쟁 같지만, 결국은 가족을 지키고 나를 지켜가는 과정이 아닐까. 그리고 그 여정을 함께한 왕좌의 게임은, 내 일상에 아주 특별한 울림을 남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