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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진정한 왕의 모습이란 / 이병헌 류승룡 한효주 한국 사극 드라마 추천 리뷰

by 꿀영구 2025. 5. 12.

출처:광해, 왕이 된 남자

소개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붕당정치로 혼란이 극에 달한 광해군 8년.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으로 점점 난폭해져 가던 왕 ‘광해’는 도승지 ‘허균’에게 자신을 대신하여 위협에 노출될 대역을 찾을 것을 지시한다. 이에 허균은 기방의 취객들 사이에 걸쭉한 만담으로 인기를 끌던 하선을 발견한다. 왕과 똑같은 외모는 물론 타고난 재주와 말솜씨로 왕의 흉내도 완벽하게 내는 하선. 영문도 모른 채 궁에 끌려간 하선은 광해군이 자리를 비운 하룻밤 가슴 조이며 왕의 대역을 하게 된다. 왕이 되어선 안 되는 남자, 조선의 왕이 되다! 그러던 어느 날 광해군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엄청난 사건이 발생하고, 허균은 광해군이 치료를 받는 동안 하선에게 광해군을 대신하여 왕의 대역을 할 것을 명한다. 저잣거리의 한낱 만담꾼에서 하루아침에 조선의 왕이 되어버린 천민 하선. 허균의 지시 하에 말투부터 걸음걸이, 국정을 다스리는 법까지, 함부로 입을 놀려서도 들켜서도 안 되는 위험천만한 왕노릇을 시작한다. 하지만 예민하고 난폭했던 광해와는 달리 따뜻함과 인간미가 느껴지는 달라진 왕의 모습에 궁정이 조금씩 술렁이고, 점점 왕의 대역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하선의 모습에 허균도 당황하기 시작하는데...

 

감상평

<광해, 왕이 된 남자> 독살 위협을 느낀 왕 광해가 
자신과 똑같이 생긴 천민 하선을 대신 세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인이 형제들을 죽이고 왕위에 올랐으니 모든것을 의심하는건 어쩌면 당연 할 것이다.
처음에는 정치적 음모와 궁중의 갈등이 중심일 거라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다 보면 이건 누가 진짜 왕이고 가짜 왕이냐를 넘어서, 
‘진짜 왕 같은 사람이 누구였는가’를 묻는 이야기였다.

하선(이병헌)은 처음엔 궁궐의 예법도 모르고 무서움에 떨던 평범한 광대였다. 
광해 대신 궁궐에 들어가 왕의 역할을 맡게 된 하선은
처음엔 그저 우스웠으나, 
점점 인간적이고 참된 못습을 보여주었다. 
 어느 순간부터 그가 내리는 결정과 선택이 왕보다 더 왕다웠다. 
백성의 억울한 사연을 들어주고, 비리를 눈감지 않으며, 
사람 앞에서 사람답게 행동하는 모습이 참 이상하게 뭉클했다. 
현실 속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우리가 상상했던 참된 ‘군주’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왕다운 모습을 갖추는 하선을
나뿐만 아니라 영화속의 인물들 조차  
하선이 진정한 왕이라면 어떨까 라는 마음을 은근히 내비치는듯 했다. 

이병헌은 이 영화에서 진짜 광해와 가짜 왕 하선, 두 인물을 연기한다. 
같은 얼굴인데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는 연기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하선이 처음엔 겁 많고 어리숙하다가 점점 단단해지고, 
사람을 살펴보는 눈이 깊어지는 과정을 너무 섬세하게 표현해서, 
그의 변화가 곧 이 영화의 중심이자 감동이 되었다.
진짜 왕인 광해와 점점 왕다워 지는 하선을 똑같은 목소리지만 
다름을 구분 할수 있게 연기하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하선은 강하거나 위대한 인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사람을 바라보는 눈이 있었고, 
그 눈빛에는 겁 대신 책임이 담겨 있었다. 
요즘처럼 모두가 자신의 이익만 좇는 세상에서, 
저런 사람이 나를 다스린다면 정말 괜찮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영화는 궁궐의 화려함이나 자극적인 정치싸움보다 인물의 심리와 선택에 집중한다. 
대단한 사건이 없어도, 
어느날 대신들의 앞에서 하선이 혼자 우직하게 맞서고, 
사람을 지키려 애쓰는 모습이 더 긴장감 있게 다가왔다. 
특히, 사월이(심은경 분)와의 따뜻한 교감, 
허균(류승룡 분)과의 티티카카는 
이 영화가 단순한 정치극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성장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느끼게 해줬다.

아무것도 아니였던 하선을 왕이라고 생각하고
목숨을 걸고 지킨 도부장(김인권)과 사월이,
그리고 마지막에 떠나는 하선에게 고개를 숙이고 인사하는 허균의 모습은
단순히 그의 왕이라는자리 때문이 아니라 
진정 왕다운 생각을 한 인물에 대한 존경심이 아닐까 싶다. 
그가 진짜 왕이었는지, 가짜 왕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람들에게 인간적인 ‘참된 군주’의 모습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단순한 사극이 아니라 
지도자란 무엇인지, 책임지는 자세란 어떤 것인지, 
그리고 따뜻한 시선이 세상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를 말해주는 영화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이야기가 더 깊이 와 닿는다. 
마음이 따뜻해지면서도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 
배우들의 명연기가 아주 멋진 영화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나라의 주인이 백성이라면, 왜 우리는 
누가 지도자인지에 따라 삶이 크게 흔들려야 할까. 
좋은 사람, 좋은 어른이 위에 있다는 건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큰 행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그 질문에 아주 고요하고 단단하게 답을 주는 작품이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 진정한 리더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영화를 통해서 느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