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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

[변산] 당신의 청춘은 개완한가요? / 박정민 김고은 한국영화 추천 리뷰

by 꿀영구 2025. 5. 7.

출처:변산

소개

 

발렛 파킹,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빡센(?!) 청춘을 보내지만,

쇼미더머니 6년 개근의 열정을 불태우는 무명 래퍼 학수 a.k.a 심뻑(박정민).

또 다시 예선 탈락을 맞이한 인생 최악의 순간,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잊고 싶었던 고향 변산으로 향한다.

짝사랑 선미 (김고은)의 꼼수(?)에 제대로 낚여 고향에 강제로 소환된 학수.

징글징글하게 들러 붙는 옛 친구들로 인해 지우고 싶었던 흑역사는 하나, 둘 떠오르고

하루 빨리 고향을 뜨고 싶었던 학수는 예측 불허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빡세지만 스웩 넘치고, 부끄럽지만 빛나는 청춘! 징하게 들러붙는 흑역사 정면 돌파가 시작된다!

 

감상평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서 계속 자라온 사람으로
항상 고향이라는 존재가 부러웠다.
모든것에 실패해도 돌아갈 곳이 있는것 같고,
마치 항상 기다려 주는 존재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고향은 나의 모든 것을 알고 받아 주는 엄마품 같은 느낌일까 싶다.
그래서 <변산>을 보고 나서는 고향이 있다는 것이 더 부러워 졌다.

〈변산〉은 누구나 한 번쯤 마주했을 법한 인생의 갈림길에서 
방황하는 청춘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서울에서 래퍼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품고 살아가는 주인공 학수(박정민)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점점 지쳐간다.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했지만, 
결과는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 고향인 변산에서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마지못해 고향으로 내려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학수에게 변산은 결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기억하기 싫은 유년 시절, 아버지와의 불화, 일찍 죽은 어머니의 기억까지
 모든 것이 그를 짓눌렀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그가 돌아간 변산은 여전히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과거의 자신과 마주하게 되고, 
오랫동안 외면해왔던 감정들을 하나씩 꺼내 보게 된다.

영화는 학수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단순히 그의 개인 서사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학수를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 
특히 선미(김고은)와의 관계를 통해 진짜 자신을 되찾는 여정을 함께 그려낸다. 
선미는 학수가 잊고 있었던, 
혹은 애써 외면했던 감정과 기억을 일깨워주는 인물이다. 
그녀 역시 변산이라는 공간 안에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고, 
학수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현실과 타협해 나간다.

〈변산〉은 단순히 청춘의 방황을 그리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고향이라는 공간이 주는 복합적인 감정,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사람들 간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영화는 거창한 갈등 없이도 담백하게 흘러가지만, 
그 속에는 묵직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특히 학수와 아버지의 관계는 이 영화에서 가장 깊은 여운을 남기는 부분이다. 
서로에 대한 오해와 원망, 
그리고 말하지 못했던 진심이 조금씩 드러나며 
아버지가 죽기전 화해로 나아가는 과정은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변산> 또 다른 강점은 현실적인 대사와 생생한 캐릭터들이다. 
학창시절 항상 붙어다녔던 고향 친구들과,
동네에서 제일 예뻤던 첫사랑,
어릴땐 나보다 더 작았는데 크고 나니 깡패가 된 친구,
내 글 훔쳐간 교생 출신 기자 등
캐릭터가 다채롭고 살아 있어 재미를 더해 준다.
영화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어디선가 본 듯한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과 상황은 매우 입체적이다. 
이런 균형감이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고, 
관객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배우들의 연기도 영화의 진정성을 더욱 살려준다. 
박정민은 래퍼라는 캐릭터를 현실감 있게 소화하면서도,
 감정의 미세한 변화까지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특히 분노와 슬픔, 후회가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표정과 눈빛만으로도 전달하는 장면들이 인상 깊다. 
김고은 역시 선미라는 인물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극의 중심을 잡아준다. 
그녀의 맹하지만 단단한 태도와 묵묵한 따뜻함이 학수의 방황에 깊은 울림을 더한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변산의 풍경 또한 서사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바닷가, 논밭, 오래된 골목 등 시골 마을의 정취가 고스란히 담긴 화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마음을 내려놓게 만든다. 
그 속에서 펼쳐지는 학수의 내면 여정은 
마치 관객 스스로의 과거를 돌아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도망치고 싶었던 과거일지라도, 
결국 나를 만든 모든 조각들이었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러준다.

〈변산〉은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는 영화다. 
꿈을 쫓는 청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끝에는 반드시 성장과 화해가 있다. 
나약했던 자신을, 미워했던 아버지를, 
애써 외면했던 고향을 다시 받아들이는 순간, 학수는 조금 더 단단해진다. 
그 길이 때로는 더디고 고통스럽더라도, 
결국 나를 이루는 모든 것들과 마주하고 화해할 수 있을 때 진짜 어른이 되는 것이다.

영화 〈변산〉은 조용히 다가와 큰 울림을 남긴다. 
특별한 사건 없이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진심을 담은 이야기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상에 지친 어느 날, 
이 영화를 다시 꺼내보며 나의 고향, 나의 변산을 떠올려보는 것도 괜찮은 위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