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100층 펜트하우스의 범접불가 '퀸' VS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욕망의 '프리마돈나' VS 상류사회 입성을 향해 질주하는 '여자'.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부동산과 교육 전쟁!
감상평
드라마 <펜트하우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강렬한 자극과 몰입감으로 나를 사로잡았던 작품이다.
단순히 부유층의 화려한 삶을 그린 드라마라고 하기에는
그 안에 담긴 욕망, 복수, 모성애, 질투, 배신이 너무나도 극단적이고 치열했다.
제목 그대로 하늘 위 가장 높은 곳,
펜트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사실상 그들의 삶은 지하보다도 더 어두운 욕망의 나락을 향하고 있었다.
드라마의 시작은 충격적인 살인 사건으로 열린다.
헤라팰리스에서 한 소녀가 떨어져 죽는 장면으로 시작되면서,
누가, 왜, 무엇 때문에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에 대한 미스터리가 극 전반을 끌고 간다.
처음에는 단순한 불행한 사건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인물들이 이 사건과 얽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서스펜스가 극대화된다.
특히 이 드라마는 단순히 범인을 찾는 데에만 집중하지 않고,
그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의 비틀린 욕망과 과거,
그리고 감춰진 진실을 하나씩 밝혀가며 매회 새로운 충격을 선사했다.
극의 중심에는 세 여성이 있다.
차가운 야망으로 똘똘 뭉친 천서진(김소연),
온화한 겉모습 속에 복수심을 숨긴 심수련(이지아),
그리고 상류층으로 기어오르고자 발버둥치는 오윤희(유진)가 그 주인공들이다.
세 인물은 겉으로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과거부터 얽히고설킨 인연과 상처 속에서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천서진은 뛰어난 성악 실력과 교육계 집안이라는 배경을 가졌지만,
그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타인을 짓밟으며 위로 올라가려 한다.
심수련은 단아한 모습의 상류층 여인이지만,
그녀가 숨기고 있는 비극적인 과거와
잃어버린 딸에 대한 애절함이 서서히 밝혀지며 그 존재감이 점점 커진다.
오윤희는 현실적인 인물이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딸에게만큼은 좋은 환경을 주고 싶다는
절절한 모성애가 그녀를 상류 사회로 향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선택한 결정들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며
그녀 역시 욕망의 그물에 갇히게 된다.
드라마는 인물 하나하나의 서사를 굉장히 치밀하게 쌓아간다.
처음에는 단순히 악역으로 보였던 천서진도
그녀 나름의 상처와 콤플렉스를 가진 인물로 보이기 시작하고,
정의롭고 착해 보였던 인물들도 극이 진행될수록 점점 무너지고 타락해간다.
이런 변화는 단지 극적인 재미를 위한 장치가 아니라,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누구든 악인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했다.
이 드라마가 그리는 선과 악의 경계는 명확하지 않다.
누가 착하고 누가 나쁜 사람인지 분명하게 나누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인물이 복합적인 내면을 가지고 있고,
그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감정적으로 이해되는 순간들이 있다.
그 점이 <펜트하우스>를 단순한 막장 드라마 이상의 작품으로 만든 요소였다.
특히 인물 간의 갈등 구조가 매우 정교하게 짜여 있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친구였던 사람들이 원수가 되는 과정,
위선적인 부부 관계 등 현대 사회의 다양한 단면을
과장되게 표현하면서도 그 안에 현실적인 감정을 녹여냈다.
교육열, 계층 간 갈등, 입시 문제 같은 이슈도 드라마의 중요한 테마로 다뤄지는데, 이 부분에서 많은 시청자들이 분노와 공감을 동시에 느꼈을 것이다. 아무리 재력이 있고 배경이 좋아도 결국 자식을 향한 애정이 왜곡되면 어떻게든 비극으로 흘러간다는 걸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편, 드라마의 연출과 미장센 역시 굉장히 과감하고 화려하다.
펜트하우스의 내부 인테리어, 캐릭터들의 의상,
오페라처럼 구성된 음악 등 모든 요소가 감정의 극대화를 위한 장치로 활용된다.
특히 주요 인물들의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에서는
연기와 연출이 맞물려 정말 한 편의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빼놓을 수 없다.
김소연은 그야말로 천서진 그 자체였고,
이지아와 유진 또한 인물에 완벽하게 몰입하여 각자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이 드라마에서 연기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감정의 깊이를 전하는 언어였다.
결국 <펜트하우스>는 끝없는 욕망과 그에 따른 파멸의 연속이었다.
누군가는 살아남고, 누군가는 무너진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단순한 재미만이 아니라,
인간이 얼마나 복잡하고, 때로는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를 마주하게 된다.
각자의 정의와 사랑, 복수와 희생이 부딪치며 만들어낸 이 드라마는
막장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남겼다.
처음에는 단순한 자극을 위해 보기 시작했지만,
끝에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되는 작품이었다.
이토록 격정적이고 치열한 이야기를 어디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펜트하우스>는 그 자체로 하나의 현상이었다.
굉장히 자극적이고 드라마틱한 하지만 빠른 전개에
사이다 같은 시원함도 갖추고 있는 드라마여서 지루할 틈이 없이 보았다.
말도 안되는 스토리와 뜬금없는 등장인물에, 어이없는 연개성같은 부분들이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보게된건 배우들의 열연이 한몫 했던것 같다.
킬링 타임용 몰입감 가득한 드라마를 찾는다면 <펜트하우스>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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