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노타치 로맨스
만렙 쇼윈도 부부로 거듭나는 소용과 철종의
거짓인지 진실인지 모를 꽁냥꽁냥.
두 사람이 나누는 로맨스도 아닌 브로맨스도 아닌
이 새로운 형태의 애정행각을
노타치 로맨스라 칭하자.
"중전이 말한 대로 합시다. 노타치!"
"노타치란 각자 행복하자는 거야. 각자에 강조점이 있는 거라고."
궁 안엔 모두 비밀이 있다.
궁 안에선 하물며 똥개조차
숨겨놓은 비밀이 있다는 설정을 더해
인물들의 숨은 비밀이 반전의 재미를 더하고
좀처럼 알기 힘든 인간의 속살을 테마화한다.
소소하게는 청와대 셰프였던 봉환이
밥상에서 자주 손이 가는 반찬을 통해
상대가 숨기고 있는 건강 상태와 마음을 알아내는가하면
크게는 역사 속 주목 받지 못했던 왕인 철종에 상상을 더해
비밀스러운 본 모습을 설정.
신선한 재미와 함께 재조명의 장을 연다.
요리하는 남자, 사냥하는 여자
궁내 식사를 관장하는 사옹원의 숙수(요리사)와
일꾼들은 대부분 남성이었다.
[대장금]의 이미지를 뒤집는,
주방에서 식도를 휘두르는 남성의 모습.
그리고 중전과 후궁이 활을 쏘아 사냥을 하며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
그 신선한 대비는 여성 캐릭터들이 장기판의 장기 말처럼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닌 스스로의 야망을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스토리를 시각화한다.
기존 사극에 없던 색다른 여풍 묘사.
마치 엇갈린 부부관계
봉환이 깃든 소용과 철종의
드라마틱하게 변화하는 관계는
마치 엇갈린 오랜 부부의 관계 회복기 같다.
서로 죽이고 싶게 반목하다 뒤늦게 후회해 되돌리려 하지만
타이밍이 어긋나 오해하는,
둘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흠집 있는 관계.
그들은 쇼윈도 부부행세를 하다 결국
전우애 같은 끈끈함에 서로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대립과 오해 끝에 손잡는 소용, 철종 콤비.
과연 운명은 인간의 의지로 바꿀 수 있는 걸까?
감상평
<철인왕후>는 현대에서 살던 장봉환(최진혁)이
조선시대로 와서 여자인 중전(신혜선)이 되어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철종(김정현)의 왕권 강화 프로젝트가 함께 벌어지는 조선시대 코믹 로맨스 스토리이다.
대한민국 청와대의 최연소 요리사이자
안하무인에 자기 잘난 맛에 살고 여자 밝히는 장봉환(최진혁)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도망치다 수영장으로 퐁당 빠졌는데 눈 떠보니
조선시대로의 타입 슬립했다.
그런데 여자가 되어 버리다니 정말 정신이 가출해 버릴 지경일 것 같다.
몸은 여자인데 영혼이 남자가 되어 버린 장봉환의 혼돈의 도가니 조선이다.
<철인왕후>의 제일 재미있는 부분이
영혼 장봉환이 독백하는 부분들인 것 같다.
영혼이 남자인데 몸은 여자가 되어 버려서 오는 혼돈의 카오스가 절실하게 느껴지면서 웃음이 났다.
정체성의 위기를 느끼면서 오는 자괴감을 느끼는 영혼이 장봉환인 소용과 철종의 로맨스가 아주 재미나다.
겉은 여자인 소용(신혜선)인데 속은 장봉환이
왕인 철종에게 ‘철종이‘라고 부르는 것 하며,
왕인 철종과의 합방을 거부하고,
궁중 여인들에게 추파를 던지고,
대왕대비와 대신들 앞에서 자기보다 철종이 멋진 모습인 걸 못 참고 폭주하고,
꼬박꼬박 말대꾸에 불량한 태도 등
조선시대 중전 답지 못한 말투와 행실이 웃음 포인트다.
실제로 조선시대에 중전이 이랬었다면 당장 폐서인 되고 사약을 받았을 것 같다.
아무리 집안이 빵빵하게 받쳐줘도 철종이 많이 봐주는 게 분명하다.
철종은 처음에는 힘이 없고 위엄이 없는 대왕대비의 허수아비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뒤에서 왕권 강화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발톱을 숨기고 있는 호랑이였다.
겉으로는 능청스러우면서도 속으로는 완벽을 추구하는 철종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는 부분인데 예전부터 왜 왕을 움직이기 위해서
여자를 옆에 붙여두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안성 김문은 김소용(신혜선)을,
풍향 조문은 조화진(설인아)을 철종 옆에 두고 철종을 움직이려 했으니 말이다.
자신의 인생을 걸고 왕에게 가야 했던 여자들은 어떤 마음이었을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물론 조화진은 철종이를 좋아했으니까 좋았겠지만 원래 이런 일은 흔하지 않았을 테니
얼굴도 모르고 시집가야 했던 다른 사람들은 너무 슬펐을 것 같다.
하지만 <철인왕후>를 보면서 철종이 전과 달라진 소용이의 모습에 마음이 움직인 걸 보면
왜 정치적 움직임을 위해서 왕 옆에 여자를 붙여놨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원래 요리사였던 장봉환이 대왕대비를 구슬리기 위해
수라간에 들어가 여러 요리를 하는 것도 보는 재미가 있었다.
기름 한 방울, 우유 한 방울이 귀하디 귀한 시절
수라간을 접수하고 재료를 아끼지 않고 사용하면서 처음 보는 서양식 식사를 만들고
정말 밥으로 대왕대비를 구슬리는 것도 모자라
해장으로 라면을 만들어 먹는다.
그런데 아무리 부모님 선생님이어서 조기교육을 잘 받았다고 해도
글이며 글씨며 모르는 것 투성이일텐데
적응을 잘할 수 있는 것은 장봉환의 천성이 천연덕스러워서 일까 싶다.
나중에 시간이 흐른 뒤
영혼 장봉환이 정체성의 혼돈을 이기지 못하고 철종과의 하룻밤으로 임신하게 된 것도
몸은 여자지만 영혼이 남자인데 남자랑 합방이 가능한 건지 살짝 어이가 없어지면서
태교를 하고 운동까지 하면서
점점 정체성의 위기가 오는 장봉환을 보면서 웃음이 났다.
보는 중 제일 안타까운 건 김병인(나인우)이다.
혼자 제일 진지하게 짝사랑하면서 너무 소용에게만 인생을 받친 느낌이다.
사랑이 뭐라고, 똑똑하고 능력 있으니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아도 좋았을 것 같은데 참 안타까운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철종의 부하인 홍별감(이재원)과 김환(유영재)의 우정이 영원하길 바라본다.
<철인왕후>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웃음 코드가 많아 여러 번 보아도 질리지 않는 재미가 있었고
중전인 신혜선이 진짜 남자가 영혼에 들려 있는 것처럼 연기가 천연덕스럽게 자연스러워서
몰입하며 보니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킬링타임용 웃음이 나는 드라마를 찾고 있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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