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1989년 충청남도, 안 맞고 사는 게 일생 일대의 목표인 온양 찌질이 병태가 하루아침에 부여 짱으로 둔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감상평
주인공 장병태(임시완)는 어릴 적부터 맞고 살았다.
자신을 괴롭히던 세계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그 시절이었다.
이유도 없이, 때로는 이유가 있어도 말할 수 없게 맞았고,
맞는 게 이골이 나고 요령도 생길 무렵,
병태는 아빠가 경찰에 쫓기게 되면서
급하게 부여 농고라는 낯선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지금 같으면 학폭이니 학폭위니 난리가 났을 텐데,
병태가 맞고 와도 부모님은 또 맞은 겨~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고
모두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정말 이해할 수 없지만 학교에서의 처벌이 당연했던 시절이었고
스스로 자라야만 했던 시절이었다.
부여 농고로 전학을 가게 된 병태는 뜻밖의 오해로 ‘아산 백호’ 정경태로 오인받는다.
그 이름 하나로, 병태는 하루아침에 부여 농고의 짱이 된다.
이상하게 병태의 초조함과 어색한 허세가 웃기면서도 짠하다.
거짓이었지만, 병태는 그 오해를 외면하지 않는다. 아니, 외면할 수 없었다.
자신을 향한 대우가 달라졌고, 이번엔 달라지고 싶었으니까.
진짜 나를 감추고 가짜라도 한번 안 맞고 살아 보고 싶었다.
그 마음이 너무나 이해되었다.
병태는 가짜 ‘아산 백호’로 살면서
부여에서 제일 예쁜 여자친구도 사귀고
짱으로서 권력을 누리면서 행복한 날들을 보냈다.
하지만 병태가 만든 작은 세상은 오래가지 않는다.
진짜 아산 백호, 정경태(이시우)가 기억을 잃은 채 병태 앞에 나타난다.
처음엔 순진한 얼굴을 하고 있었던 경태는,
시간이 지나며 점차 기억을 찾으며 본래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단순한 싸움꾼이 아니었다.
폭력에 쾌감을 느끼고, 사람을 지배하려는 욕망을 가진 진짜 ‘악역’이었다.
그리고 <소년시대>는 그리고 강자에게 붙어 사는 전형적인 강자 중심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정경태가 기억을 되찾으며 드라마는 전환점을 맞는다.
병태는 선택해야 했다. 거짓된 평화를 유지할 것인지, 진짜 위협에 맞설 것인지.
강해지고 싶다는 허세가 아니라, 더는 무너지고 싶지 않다는 바람.
그래서 같이 사는 어릴 적 친구 지영이(이선빈)에게 도움을 받는다.
그 과정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나면서도 마음이 이상하게 먹먹해졌다.
약한 걸 들키지 않기 위해 센 척했고, 울고 싶을 때 웃었고, 다치면서도 멋있는 척했다.
하지만 결국엔 마음을 주고받는 순간들로 성장했었다.
여자 주인공 두 명은 같은 듯 다르다.
둘 다 예쁘지만
독립적으로 잘 사는 지영이(이선빈)는 센척해도 마음이 약하고,
센 남자에게 붙어서 잘 사는 선화(강혜원)는 약한척하지만
비밀을 들키고 싶어 하지 않는 강한 마음을 지녔다.
병태는 사실 여전히 두렵고, 맞고 싶지 않은 소년일 뿐이다.
그 단순하고도 절실한 소망은, 어쩌면 누구나 가슴 한편에 품었던 마음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무시당하지 않고 싶고, 무엇보다 내 자리를 지키고 싶은 그 마음.
<소년시대>는 분명 유쾌한 드라마다.
1980년대 말 특유의 촌스러운 패션과 머리 스타일, 충청도 사투리,
그리고 과장된 오해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단순한 코미디가 아닌 이유는 그 웃음 뒤에 ‘진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 모든 것이 모여, 이 드라마는 단순한 학원물이 아닌 성장 드라마가 된다.
코미디 같지만 인생의 씁쓸함을 녹여낸, 그런 이야기.
학창 시절 하루 종일 생각하게 만들었던 그런 심각했던 일도
시간이 지나고 보니 웃음이 나는 일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때 받은 상처는 아프진 않아도 여전히 시리다.
병태는 점점 변해간다.
처음엔 그저 맞지 않기 위해, 억울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허세를 부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법을 배운다.
그 변화가 자연스럽고도 설득력 있다. 사람은 혼자일 때보다, 누군가를 위해 싸울 때 더 단단해지니까.
그렇게 병태는 ‘강한 척하는 아이’에서 ‘진짜 강한 소년’이 되어간다.
청춘물과 충청도가 만나면 코믹이 된다.
특유의 사투리와 어투는 웃음이 나면서도 진지함이 묻어있다.
<소년 시대>는 한 소년이 남자가 되어 가는 성장 과정을 보여주면서
강자만이 살아남는 세계를 보여 준다.
그것은 힘뿐만 아니라 올곧은 마음, 그것 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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