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잘나가는 대기업 과장? 중필(신하균) “먹여 살릴 처자식 없다고 명퇴 1순위가 말이 돼?”
잘 나가는 변호사?를 꿈꾸는 수탁(박희순) “13년 동안 고시 공부 안 해봤으면 말을 말아.”
잘 나가는 방송국 간판 아나운서? 은동(오만석) “내가 부럽냐? 나 말야… 됐다. 말해서 뭐해.”
다 때려 치고 싶은 순간 제주도에서 연락이 왔다! 빨간 스포츠카, 자연산 다금바리 한 접시, 그리고 럭셔리 호텔이 아니라 게하??
인생의 쉼표가 필요할 때 제주도에서 뜻밖의 일탈이 시작된다! 올~레!!
감상평
인생이라는 긴 여정을 달리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옆을 돌아보게 된다.
내가 지금 어디쯤 왔는지, 그리고 누구와 함께 가고 있는지를 말이다.
영화 〈올레〉는 바로 그런 순간을 살아가는 세 남자의 이야기다.
중년의 문턱에서 인생의 고비를 맞닥뜨린 이들이 제주도의 푸른 길 위에서
다시 웃고, 다시 상처받고, 또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 모습은 코미디 속에서도 묵직한 감동을 안긴다.
이야기의 시작은 대학 시절을 함께 보낸 선배의 아버지의 부고 소식이다.
중필(신하균)은 대기업 과장이지만,
구조조정 중인 회사에서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권고사직을 받는다.
수탁(박희순)은 사법고시를 13년째 준비하다 폐지 소식을 듣고 모든 의미를 잃어버리고 자살을 결심했다.
은동(오만석)은 잘나가는 아나운서지만 암 투병 중이고,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 이민을 앞두고 있다.
각자의 사연을 품은 세 친구는 선배 아버지의 장례를 핑계 삼아 충동적으로 제주도로 떠난다.
아니 어쩌면 도망치듯, 그들은 낯선 풍경 속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그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닌, 치유와 회복의 길이 된다.
영화 제목처럼 ‘올레’는 제주도 방언으로 ‘작은 길’을 뜻하지만,
여기서는 인생의 곁길이자, 우리가 놓치고 지나온 소중한 기억들을 다시 만나는 통로로 기능한다.
친구 셋은 제주도에 가서 호텔이 아닌 게스트 하우스에
묵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자유로운 게하의 분위기에서 거짓말도 해보고
새로운 여자도 만나 보고,
여태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상황도 직면해 본다.
그러면서 대학교 때의 추억을 곱씹어 보면서
”그때가 좋았다“
라며 중필은 첫사랑을 떠올린다.
그리고 왜 첫사랑을 놓쳤었는지도 떠올리게 된다.
머뭇거리다가 첫사랑을 놓쳤던 생각에
새로운 사랑은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좀 더 성숙해진 중필이다.
〈올레〉의 미덕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세 남자의 관계 변화에 있다.
처음엔 서로를 비웃고 헐뜯던 친구들이
하나 둘 속내를 털어놓으면서 점점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게스트하우스에서의 술자리, 해변에서의 말다툼,
길 잃은 트레킹 코스에서의 위기까지
이 모든 장면들이 얄팍한 코미디가 아닌,
진짜 친구 사이의 유대감을 그려내는 장치로 작동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빛난다.
신하균은 억눌린 감정과 자조 섞인 유머를 능청스럽게 넘나들고,
박희순은 코믹하면서도 비극적인 현실을 품은 수탁을 설득력 있게 연기한다.
오만석은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도 병든 몸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담담하게 표현하며 중심을 잡는다.
이들의 케미는 오래된 친구들을 지켜보는 듯한 현실감을 준다.
진짜 우정이란, 말보다 침묵 속에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법이니까.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영화의 후반부다.
갑작스레 터지는 갈등 속에서 서로의 상처를 마주한 세 사람은,
결국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그 장면들은 웃기면서도 슬프고, 따뜻하면서도 아프다.
인생이란 늘 그런 아이러니로 가득하니까.
영화는 끝내 이들이 인생의 정답을 찾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함께 간 길’이 있었기에 지금 이 순간이 덜 외롭다고, 그 말 한마디를 남긴다.
〈올레〉는 큰 사건이 일어나거나 화려한 전개가 있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깊이 남는다.
중년의 위기, 인생의 허무,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세 친구의 여행을 통해 차분히 들려준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흔히 ‘성공’이라는 말에 가려진 진짜 삶의 가치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그들이 함께했던 여행이 끝났을 때,
관객은 그 길의 끝이 아닌 ‘과정’을 기억하게 된다.
울고 웃고 다투고 껴안는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잊고 지냈던 무언가를 다시 발견하게 된다.
어쩌면 그게 영화가 주는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르겠다.
〈올레〉는 이렇게 말한다.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가장 오래된 친구들과 길을 나서보라고.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잊고 있던 ‘나’와 다시 만나보라고.
인생은 항상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그럴 때 좌절하지 말고,
이 영화를 보기를 추천한다.
언제든 어디서든 새로운 길은 있다.
꼭 가던 길만 정답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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