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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씨부인전]그녀는 과연 노비인가, 양반 아씨인가

by 꿀영구 2025. 2. 5.

출처:tvn

소개

이름도, 신분도, 남편도, 모든 것이 가짜였던 여자의 진짜 이야기.

 

구더기처럼 살던 천한 노비의 딸은 어떻게 양반의 정실부인 되었을까?

만인의 부러움과 존경을 받으며, 명예와 사랑을 모두 쟁취하지만,

결국엔 진실 앞에 내던져진 여자의 진가쟁주담(眞假爭主談)

 

살기 위해 도망친 노비 & 사랑을 좇는 로맨티스트

 

왕좌를 차지하려는 사내들의 정치극도, 여성들의 궁중암투극도 아니다.

탐관오리를 벌하는 민초영웅의 이야기도, 기록될만한 위인의 이야기도 아니다.

 

반상의 법도가 준엄하고, 귀천의 자리가 엄격했던 조선 시대.

인권도 지위도 없던 여자 노비의 치열한 생존기이며 그 여인을 지키기 위해, 

열망했던 모든 것을 버린 한 사내의 지극한 사랑에 대한 기록이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

 

옥태영의 인생을 대신 살고 사람들을 속인 구덕이는 요망한 악녀였을까? 

가짜 신분인 채로 살았지만, 진짜에게 인정받은 삶이었다면, 

그 삶을 보다 가치 있게 일궈냈다면, 그들은 면죄부를 받을 수 있을까? 

단지 옳고 그름으로 이분될 수 없었던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실제 이야기 - 돌아온 가짜 남편.

 

1542년 프랑스에서 벌어진 남편이 뒤바뀐 실제 사기 사건과

1607년 조선 선조 때 실제로 벌어진 가짜 남편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조선시대에도 있었던 이야기라니 보수적이었던 시절인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놀랍다.)

 

판사 쟝드코라스가 기록한 ‘마르팅게르의 귀환

백사 이항복이 사실을 바탕으로 쓴 소설 ‘유연전’을 재해석한다.

 

감상평

처음엔 우연히 본 드라마이다. 포스터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오프닝 영상도 고전미 있게 나와서 눈길이 갔다. 

구더기처럼 살라고 주인이 지어준 이름 '구덕'. 아무리 조선시대에 노비 이름이라고 해도 참 성의가 없다. 다시 생각해도 구덕이 주인 소혜는 참 못됐다. 매화 볼 때마다 정말 한 대 때려주고 싶게 밉고 재수 없었다. 그만큼 찰떡 연기였다. 

1화에서는 노비 신분이지만 천연덕스럽고 억척스럽게 사는 구덕이의 행보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매우 똘똘하고 홀아버지에게 잘하는 모습에 더 호감이 갔다. 스토리는 생각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한번 본 도령이 구덕이를 잊지를 못하고 연모하는 모습에 처음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보통 드라마는 그런 첫눈에 반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나와서 그런 부분이 공감이 잘 안 됬었는데 옥씨부인전은 구덕이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한번 보고 어떻게 반하냐는 대사를 주어 그 점이 보면서도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웃음이 났다. 그런데 그 도령의 첫눈에 반한 사랑은 마지막까지 참 사랑이었다.  본인의 모든 것을 다 걸고 하는 사랑이라니 정말 희대의 로맨티스트가 아닐 수 없다. 같은 여자로서 부럽다. 

그리고 구덕이 참 인복도 좋다. 정인은 물론이고, 도망노비 시절에 좋은 주막 이모도 만나고, 진짜 옥태영 아씨도 만나서 새 인생 살게 되고, 다 알면서 품어준 할머니와 노비 막심이, 그리고 혼례를 올리고 형수님을 잘 따라준 시동생 부부와 노비들과 청수현 마을 사람들. 이렇게 좋은 사람들 만나는 것도 쉽지 않다.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지만 궂은일도 많았다. 원래 좋은 일이 있으면 안 좋은 일도 있는 법. 하지만 항상 올곧고 뚝심 있게 헤쳐나가는 모습이 좋았다.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옥태영으로 살면서 진짜 옥태영의 꿈이었던 외지부가 되고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멋졌다. 원래 똑똑했으니까 가능했겠지만은 그래도 양반 아씨로 편하게 살 수도 있었는데 진짜 옥태영처럼 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멋진 것이지. 

하지만 거짓은 언젠가 들통나는 법. 들키지 않고 옥태영으로 정인이랑 행복하게 살기를 바랐는데 결국 들켜버렸다. 그런데 이 거짓 남편을 만든 이야기가 실제 조선시대에도 있었던 일을 모티브로 이 드라마가 만들어졌다니 보수 적였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 정말 놀랍다. 내가 생각하는 조선시대는 여자는 담장을 넘지 말아야 하며, 항상 얼굴을 가리고 부모님이 맺어준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노비는 정말 노비처럼 사는 것이었는데 이 드라마는 여러 가지로 틀을 좀 깨 줬다고나 할까. 

옥씨부인전을 보면서 느낀 점은 선한 영향력이다. 선한 마음은 옆사람도 선하게 만들어 준다. 아주 좋은 바이러스처럼 점점 물들어 온 마을이 다 같이 선한 마음이 되고, 선한 마음은 언젠가 보상을 받는다. 온 마을의 은혜를 받은 구덕이 처럼.